항목 ID | GC083012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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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酒泉 |
영어공식명칭 | Liquor Pond |
이칭/별칭 | 「주천의 유래」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강원도 영월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남기택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83년 8월 19일 - 「주천」 이종율에게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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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1986년 6월 1일 - 「주천」 『한국구비문학대계』2-9에 「주천의 유래」라는 제목으로 수록 |
관련 지명 | 주천리 -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
성격 | 설화|지명유래담 |
주요 등장 인물 | 젊은이|아버지|아전 |
모티프 유형 | 술 나오는 샘 |
[정의]
강원도 영월군에서 저절로 술이 솟아 나오던 주천과 관련하여 전하여 오는 이야기.
[개설]
「주천」과 같이 ‘술 나오는 샘’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설화이기는 하지만 전승되는 사례는 대략 20곳 미만이며,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의 주천석(酒泉石) 설화가 가장 대표적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본래 주천석이 돌구유처럼 생겼는데 매일 물 길러 가는 것이 귀찮았던 관원이 현청으로 옮기려는 순간 천둥과 벼락이 쳐서 바위가 세 개로 갈라졌으며, 그중 하나가 이 돌”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전승되는 설화에서는 이런 내용은 보이지 않고, 주천에서 나오는 술이 반상(班常)을 구별하여 나오기에 화가 난 상민이 술샘을 망가뜨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인천광역시 영종도와 경상북도 청도군에서는 한 사람이 딱 한 잔씩만 먹어야 하는데 어떤 사람 혹은 중이 여러 잔을 마셔서 부정을 타 술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채록/수집 상황]
「주천」은 1986년 간행된 『한국구비문학대계』2-9에 「주천의 유래」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1983년 8월 19일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이종율[남, 나이 미상]에게 채록한 것이다.
[내용]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에 ‘주천’이라는 샘이 있었는데, 주천 샘에서는 사시사철 술이 나왔다고 한다. 주천의 샘물은 양반이 마시러 가면 청주가 나오고 상민이 가면 탁주가 나왔는데, 상민이 일부러 양반 복식을 하고 가도 여전히 탁주만 나오는 신비한 샘이었다. 어느 날 주천리 고을에서 농사를 짓던 한 젊은이가 과거에 급제하여 진짜 양반이 되었다. 젊은이는 고향으로 금의환향을 하여, ‘이제는 샘물을 뜨면 청주가 나오겠지.’ 하고 샘에 가서 물을 떴으나 예전처럼 탁주만 나왔다. 이에 화가 난 젊은이가 샘물이 나오는 곳을 막아 버리니 이후로는 아예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밖에도 영월 지역에는 주천과 관련된 설화 형태가 다양하게 발견된다. 옛날 술샘 인근 마을에 부인을 잃고 상심하여 매일 술타령만 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돈이 없어도 허구한 날 자식들에게 술을 받아 오라고 하였다. 돈이 없는데 술을 받아오라고 하자 막내가 할 수 없이 술샘의 물을 퍼다 주었다. 아버지는 술을 더 가져오라고 하였고, 그럴 때마다 막내는 술샘에서 물을 떠다 주었다. 그러던 중 돈도 없이 자식들이 술을 가지고 오는 것이 의아하였던 아버지가 아이들을 몰래 뒤따라가 보았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주막이 아닌 술샘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거기에서 물을 떠 가지고 왔는데 그것이 물이 아니고 술이었다. 이 모습을 본 아버지는 마음을 고쳐먹고 아이들을 잘 돌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그 후부터는 술샘에서 술이 나오지 않고 물만 나왔다고 한다.
주천 서쪽 강가의 샘이 나오는 바윗돌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신기하게도 그 물을 떠서 마시면 술맛이 났다. 이 소문이 퍼져서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술샘을 찾아왔다. 아무리 마셔도 줄지를 않아 풍족하게 마실 수 있었다. 주천마을에는 술을 좋아하는 아전이 한 명 있었는데, 술을 너무나 좋아하여서 항상 술샘을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 바위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하는 것이 귀찮았다. 그래서 하루는 술이 솟는 바위를 아예 가까운 고을 안으로 옮기기로 하였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을 동원하여 바위를 옮기려고 하는데,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더니 벼락이 바위를 때려 바위가 세 동강이 났다. 한 동강은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리고, 다른 한 동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머지 한 동강만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깨져 버려서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밖에도 영월에는 진짜 양반과 가짜 양반이 서로 신분을 다투는 과정에서 술샘을 통하여 진위를 가렸다는 이야기, 양반집 규수를 사랑한 청년이 혼인을 원하였으나 술샘에서 막걸리가 나와 허락받지 못하였다는 이야기 등이 전하여지고 있다.
[모티프 분석]
「주천」의 주요 모티프는 ‘술 나오는 샘’이다. ‘술 나오는 샘’ 모티프는 ‘쌀 나오는 바위’와 유사하게 전국적으로 분포된 광포설화이다. 이야기 속의 술이나 쌀은 인간이 노력하지 않아도 얻어지는 자연의 혜택이다. 그런데 그러한 혜택을 인간의 욕심 때문에 더는 얻지 못하게 된다. 주천 설화는 지나친 인간의 욕심에 대한 하늘의 벌을 자연물의 파괴를 통하여 드러내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엄격한 우리 민족의 윤리관을 잘 드러낸 설화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