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301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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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親舊-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대형 |
[정의]
강원도 영월군에서 성욕과 관련하여 전하여 내려오는 우스운 이야기.
[개설]
「친구의 손을 낳은 아내 이야기」는 한 남자가 먼 길을 떠나면서 친구에게 아내를 부탁하고 갔는데, 돌아와 보니 아내가 임신을 하였고, 출산하고 보니 아기가 아닌 친구의 손이 나왔다는 우스운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친구의 손을 낳은 아내 이야기」는 2005년 간행한 『강원의 설화』 2권에 수록되어 있다. 2004년 10월 1일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팔괴리에서 엄석인[남, 63세]에게 채록하였다.
[내용]
옛날 영월에 아주 친한 두 친구가 농사를 지으면서 사이좋게 지냈다. 한 친구는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하고, 한 친구는 우직하지만 의리가 대단하였다. 그 당시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집들도 뜨문뜨문 있었다. 어느 날 ‘머리 좋은 친구’가 과거 시험을 보러 서울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서울까지 갔다 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아내를 혼자 두고 가려니 걱정이 되었다. 부모형제나 가까운 친척도 없는 터라 달리 맡길 사람이 없어서 ‘무식하지만 의리가 있는 친구’에게 자기 아내를 부탁하였고, 친구는 걱정하지 말고 과거 시험 잘 보고 오라고 말하였다.
그렇게 하여서 머리 좋은 친구는 과거를 보러 서울로 떠났고, 우직한 친구는 그날부터 친구의 아내를 보러 다녔다. 자기 집은 어떻게 되든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저녁밥만 먹으면 친구의 아내를 보러 갔다. 혹시나 다른 사람이 와서 친구의 아내를 건드릴까 봐 매일같이 가서 봐 주었는데, 친구의 아내를 잘 봐 주어야 하니까 한 방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몇 달이 지나 서울에 과거를 보러 갔던 친구가 영월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와 보니 과거 보러 갈 때는 멀쩡하였던 아내의 배가 불러 있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질책을 하였는데, 우직한 친구는 자기는 지켜 준 것밖에 없다고 하였다.
드디어 열 달이 되어서 아내가 출산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기를 낳을 줄 알았던 아내는 아기 대신 손바닥을 낳았다. 우직한 친구는 누가 친구의 아내를 건드릴까 봐 매일 밤마다 가서 손으로 방어를 하고 잤는데, 그것이 그만 유감주술(類感呪術)[원하는 바와 닮은 대상의 모습이나 행동을 따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속신]에 걸려서 손바닥을 낳은 것이었다. 우직한 친구가 이것 보라면서 자신은 남이 건드릴까 봐 손으로 방어를 하고 잔 것뿐이라고 하니, 머리 좋은 친구가 의심하여서 미안하다고 하였다는 이야기이다.
[모티프 분석]
「친구의 손을 낳은 아내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소화(笑話)[우스운 이야기]이다. 머리가 좋고 나쁜 것으로 두 친구를 구별하고 있는데,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고 둘 다 바보에 해당한다. 달리 보자면,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한다고 하였지만 공부를 잘하는 것과 지혜는 다른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우직한 친구가 손으로 가린 것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더 재미를 준다. 우정과 성욕의 문제를 웃음으로 승화시킨 이야기이다. 한편, 여자의 입장은 논외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성 편향의 이야기라 하겠다.